기독교에 말하는 믿음은 유대교의 하나님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약에서 말하는 믿음의 내용과 모습은 무엇이며, 구약에서 대표적인 믿음의 사람들은 누구인가?

구약성경에서 믿음이라는 개념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약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믿음의 예는 아브라함이다.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와의 사이에 자녀가 없었고 나이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게 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다(창세기 15:5~6).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한 것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의 사례로 꼽힌다.

구약성경에서 믿음의 또 다른 예는 모세의 이야기다. 모세는 파라오의 반대와 광야에서 직면한 많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켰다(출애굽기 14:10~31). 모세는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고 양육한다는 믿음을 여러 번 시험받았지만,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다.

구약에 나타난 믿음은 하나님의 인격, 하나님의 약속, 그리고 그 약속을 이루실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깊은 신뢰로 특징지을 수 있다. 또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믿음에 따라 행동하려는 의지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신약에서 말하는 믿음은 무엇이며, 이 믿음이 구약에서 말하는 믿음과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말해 보아라.

신약의 믿음은 구약의 믿음을 기초로 하면서 몇 가지 점에서 발전시킨 것이다. 다음은 신구약에서 말하는 믿음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 유사점
· 구약과 신약 모두 신앙생활의 기초가 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두 성서 모두 믿음은 구원과 하나님과의 긴밀한 관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 두 성서의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다.

- 차이점
· 신약의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 세상의 구세주로 믿는 것을 중심으로 하고, 구약의 믿음은 하나님을 창조주,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은 자로 믿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 신약의 믿음은 사랑과 섬김 등 행동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약의 믿음은 율법과 제사 제도에 대한 순종을 통한 믿음을 강조한다. 신약의 믿음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성령의 존재를 강조하지만, 구약의 믿음은 성령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지 않는다.

신약에서 믿음은 ‘바라는 것에 대한 보증과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확신’으로 표현된다(히브리서 11:1). 신약의 믿음은 구원과 영생의 길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뿐만 아니라 행동, 사랑, 이웃을 위한 봉사가 뒤따라야 하는 믿음이다. 신약의 믿음은 단순한 믿음의 집합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통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구약과 신약의 믿음은 공통점이 있지만, 신약의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구약의 믿음을 기초로 삼고 발전시킨다.

 

예수님은 구약에서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하신 분이다. 믿음과 관련된 예수님의 말씀을 언급하고, 각 그 말씀이 지닌 뜻을 해석해 보아라.

예수님은 그의 가르침과 사역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믿음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의 메시지 중의 핵심이며, 신약성경 전체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믿음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과 그 해석을 살펴보자.

· 예수님은 우선 “하나님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신다(마가복음 11:22). 이 말씀은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단순하고 직접적인 요청이다. 예수님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 예수님은 “만일 너희가 겨자씨만 한 믿음이 있다면, 이 산을 향하여 ‘여기서 저기로 가라’고 말하면 옮겨질 것이다. 너희에게 능치 못할 일이 없으리라”(마태복음 17:20)라고 말씀하시면서 아주 작은 믿음이라도 그것이 겉으로 보기에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힘을 강조하고 계신다.

· “믿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씀하신다(마가복음 9:23). 이 말씀은 믿음이 위대한 일로 이어진다는 생각을 강화한다. 예수님은 사람이 진정으로 믿는다면 그 사람이 이룰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느니라”(마가복음 10:52). 이 말씀에서 예수님은 그 사람의 믿음이 치유의 원천임을 인정하신다. 치유의 과정에서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육체적 치유가 영적인 믿음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속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한복음 7:38).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믿음의 힘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내면의 변화를 경험하고, 그 변화가 주변으로 흘러나와 영향을 끼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 “빛이 있을 때 빛을 믿어라. 그래야 빛의 자녀가 될 수 있다”(요한복음 12:36). 예수님은 세상의 빛이신 자신을 믿고, 자신을 믿음으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을 제자들에게 당부하신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이 산더러 ‘가라, 물에 뛰어들라’ 하고 마음에 의심하지 않고 그 말하는 것이 이루어질 줄 믿으면 그대로 되리라”(마가복음 11:22~23). 예수님은 다시 한번 믿음의 힘과 그것이 어떻게 산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강조하시며, 제자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라고 당부하신다.

· “보지 않고도 믿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요한복음 20:29). 예수님은 제자 중 한 명인 도마가 예수님이 부활하신 것을 의심하는 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물리적인 증거가 보이지 않더라도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믿음을 가지고 의심하지 않는다면, 무화과나무에 하신 일뿐만 아니라, 이 산을 향하여 ‘가서 바다에 던져라’라고 말해도 그대로 될 것이다”(마태복음 21:21). 예수님은 의심하지 않는 믿음의 중요성과 그것이 놀라운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알려 주셨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믿음의 사람들을 보시면서 감격해하시고 그들의 믿음을 칭찬하셨다. 그만큼 믿음을 갖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음을 말한다. 예수님이 칭찬한 믿음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 백부장: 마태복음 8장 5~13절에서 예수님은 로마의 백부장을 만났다. 백부장은 예수님이 한 마디로 종을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을 표현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한마디만 하시면 내 종은 나으리이다.” 예수님은 백부장의 믿음에 놀라워하시며 “이런 믿음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찾아볼 수 없다”라고 선언하셨다.

· 혈루증 여인: 예수님은 12년 동안 혈루증으로 고통받던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예수님의 외투를 만지면 치유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자 그 여인은 즉시 치유되었다. 예수님은 그녀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고쳤다. 안심하고 가서 고통에서 벗어나라”라고 말씀하셨다(마가복음 5장: 25~34).

· 반신불수의 친구들: 4명의 남자가 하반신 마비된 친구를 고쳐 달라고 예수님께 데려왔지만, 예수님이 설교하고 계시는 혼잡한 집 안을 통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친구를 지붕에서 내려보냈다.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마비된 사람을 고쳐주시고 죄를 용서해 주셨다(마가복음 2:1~12).

· 수로보니게 여인: 한 여인이 귀신 들린 딸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예수님께 거절당하는 것 같았지만, 이 여인은 믿음을 지키며 “식탁 밑의 개도 아이의 부스러기를 먹는다”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그녀의 믿음을 칭찬하시고 소원을 들어주셨다(마가복음 7:24~30).

· 마르다: 예수님은 나사로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다. 예수님이 나사로의 무덤에 도착했을 때, 마르다는 예수님이 그곳에 계셨다면 나사로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믿음을 표명했다. 예수님은 마르다의 믿음을 칭찬하셨고, 나사로가 다시 살아날 것을 보장하셨다(요한복음 11:1~44).


김진은 목사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종교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크리스챤아카데미 연구원을 시작으로 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에 “예수도원” 인도에 “씨알아쉬람”을 개원하는 등 개신교 수도공동체를 지향한다. 현재, ‘종교인평화봉사단’ 이사장이자 세계 최초 4대 종교성직자로 구성된 ‘만남중창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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