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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서 이런저런 선택을 하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여기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대니(스티브 연 역)가 내뱉는 한숨과 같은 대사의 한 줄이다. 이 말을 처음 들을 경우 얼핏 후련한 기분마저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인공 대니가 이 말을 하기까지 겪어 온 폭주기관차 같았던 속도, 시간이 갈수록 비틀려만 가는 사건의 원치 않는 확장을 시청하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받으며 각종 미국 드라마 시상식을 석권한 명작이라는 상투적 찬사를 넘어선 생각하는 만드는 뒷맛을 느끼는 것이다. 《성난 사람들》의
드라마로 세상 읽기
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4.03.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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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6부작 드라마 《선산》은 전통 한국형 오컬트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오컬트란 장르는 거들 뿐, 그 중심을 이루는 이야기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가족의 이야기가 드라마 선산에서는 아름답거나 숭고한 것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괴기스러울 정도의 집착과 일그러진 당위로 묘사되고 있다. 《선산》의 주인공 윤서하(김현주 역)은 충분히 우리 시대가 말하는 속물적이면서도 처연한 인물이다. 기약 없는 정교수 자리를 엿보는, 그래서 도제식 교육의 폐해인 줄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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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4.02.1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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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에 방영되어 현재 종영을 앞둔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침묵 속에 스며든 사랑의 농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역)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역)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사랑의 제일 높은 미덕으로 알려진 소통에 관한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묘한 눈길을 끈다. 본래 소통은 정확하고 틀림없는 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상대에게 오해 없이 무결한 결핍의 상태를 지속하려고 하는 걸 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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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4.01.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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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방영된 KBS 《순정복서》는 여러모로 독특한 드라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기발한 주제와 신박함이 넘쳐나는 드라마 시장에서 순수를 무기로 순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복싱 천재 이권숙(김소혜 역)과 에이전트 김태영(이상엽 역)의 인생 2막을 맞이한 한판 승부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전개되는 드라마 《순정복서》는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던 기쁨도 잠시, 갑자기 자발적 실종을 감행해 3년간 잠적한 이권숙이란 천재 복서가 주인공으로 분한다. 그 잠적의 이유와 사연에 주목하는 드라마는 이권숙을 링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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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11.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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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JTBC에서 방영된 주말드라마 《인간실격》은 먹먹함과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드라마로 기억되고 있다. 먹먹함은 삶의 바닥을 경험한, 그래서 슬픔에 슬픔이 덧씌워진 두 남녀 주인공의 정서에서 자연스럽게 길어 올려지는 감정을 말하며, 쓸쓸함은 역설적으로 두 남녀가 신파적으로 슬픔을 전시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발버둥 치는 단내나는 모습에서 그려지는 처연함을 보여주기에 그렇다. 《인간실격》의 두 주인공 부정(전도연)과 강재(류준열)는 각자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살다가 어쩔 수 없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맞이하게 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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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10.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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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무빙》은 초능력이란 거창한 주제가 소박한 능력의 활용으로 이용되는 걸 볼 수 있다. “나르는 돈가스.”란 심상찮은 별명에서부터 그렇다. 김두식(조인성 역)은 하늘을 나는 초능력을 보유했다. 초능력의 수준으로만 보면 엄청나 보이는데, 그는 이 초능력을 야근하는 이미현(한효주 역)에게 돈가스를 신속 배달하는 데 사용한다. 이는 기존에 등장하는 초능력물이 가진 거창함, 위대함을 뿌리에서부터 부정하고 새롭게 그리는 비틀기로 볼 수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엄청난 초능력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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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8.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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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들어 ‘셀러브리티’란 용어가 세간의 관심 내지는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소셜 미디어 SNS를 기반으로 확산한 용어가 바로 ‘셀럽’으로 발전되기 직전의 키워드인 셀러브리티다. 물론 SNS 자체의 주목도는 현재 많이 낮아진 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더 나아가 최근 공개된 스레드까지. 워낙 다양한 소통 플랫폼이 늘어난 탓에 SNS 자체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양태를 띄지만, 오히려 SNS를 주도하는 몇몇 셀러브리티, 곧 인플루언서는 훨씬 더 많은 구독자와 팔로워를 모으면서 새로운 광고시장의 주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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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7.2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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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레이스》에 관해 다수의 관계자는 오피스물 드라마의 봉우리라고 할 수 있는 《미생》과 비교하곤 한다. 《미생》에 비해 극적 긴장감, 혹은 핍진성이 충족되는지 아니면 미흡한지에 관한 여부를 논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드라마 《레이스》를 《미생》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필자가 《레이스》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하다. ‘소통’에 관한 문제에 제대로 접근한다는 데 있어서 이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레이스》는 결국 소통, 그중에서도 직장인들 사이, 더 범위를 좁혀보면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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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6.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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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엽, 미국 노예 해방 선언 이후 미국으로 넘어온 미국 남부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즐겨 부르던 ‘블루스’는두말할 것도 없이 민초의 노래다. 2022년 4월에서 6월 사이 tvN에서 방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바로 이러한 서민의 일상, 우리의 삶에 필연적으로 녹아내린 애환의 정수와 단면을 드러낸 드라마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간이 지나도 사람이란 존재가 품고 있는 태생적 지질함을 지닌 캐릭터를 여과 없이 쏟아내면서도 사람을 향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는 노희경 작가에 의해 탄생한 이 드라마는, 드라마 제목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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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5.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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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가족 드라마가 대부분의 편성을 차지해 온 한국 드라마에도 2010년대 이후 새로운 바람을 맞이하게 되었다. 2014년에 방영된 tvN 드라마 《미생》이 국내 직장인 드라마의 신기원을 가져온 것이다. 생존게임에 가까운 인턴 생활에서 겨우 살아남지만, 그조차도 2년제 계약직 사원으로 연명하다 결국 계약종료로 퇴사하는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의 직장 분투기는 2023년인 지금도 비정규 노동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한국 사회 조직 내 갈등을 코믹한 요소로 사용했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접근을 시도해 깊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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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4.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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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사랑의 의미에 관한 진정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마음을 해부하듯 살핀 멜로드라마다. 아니, 이 드라마는 멜로 장르의 외피를 띄고 있으나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균열과 갈등에 관한 이야기다. 은행을 두고 둘러싼 업무와 사랑 사이에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드라마는 네 명의 등장인물을 두고 구성된다. 네 사람은 드라마의 무대가 되는 같은 은행에서 일하지만, 서로의 출발점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소위 타고난 재력과 높은 신분을 보유한 금수저로 불리는 미경(금새록 분), 타고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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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3.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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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OTT 채널 티빙을 통해 공개된 6부작 드라마 《욘더》는 근미래의 가상현실, 하지만 가장 있을 법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만약 죽은 이에게서 다시 연락을 받게 된다면? 그리고 그 죽은 이가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드라마 속 시대 배경은 다음과 같다. 안락사법이 통과된 2032년의 근미래, 아내 이후(한지민 역)는 오랜 기간 심장병으로 투병하며 병마와 싸워야 했고, 마침내 안락사를 선택하고자 한다. 아내의 고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던 남편 재현(신하균)은 이후의 간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안락사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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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3.02.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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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ENA 채널을 통해 방영되어 현재까지 방송 중인 12부작 드라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는 한 마디로 인생 파업에 관한 이야기다. 이제는 신조어가 아닌 만성으로 자리 잡은 ‘번아웃’이란 단어에 늘 히스테리처럼 시달려야 하는 현대인들이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봤음 직한 구호가 바로 인생 파업이다. 이는 삶 자체를 무의미하게 여기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과는 결이 다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일상, 의미 있는 생각이란 걸 해본 지가 손에 꼽을 정도가 되어버린 도시인의 반복된 삶에 찌든 그 틈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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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 · 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12.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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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이 각본까지 함께 쓰고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오징어 게임》은 2021년 9월에 공개되어 선풍적인 화제성과 인기를 휩쓸었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성공을 말하는 게 이제는 상투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오징어 게임은 여전히 유의미한 시청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니 이 신드롬은 아마도 시즌 2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은 문화사적 사건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는데, 그 핵심을 관통하는 이야기 흐름에 서바이벌 게임이란 모티브가 자리 잡고 있다. 거액의 상금 획득을 목표로 채무와 각종 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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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11.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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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시대를 반영하는 매체로 영화나 연극을 주로 거론하곤 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시대의 아픔, 그 현주소를 통찰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었다. 그와는 반대로 드라마는 왠지 시대 읽기로 적절하지 않다는 인상으로 다가왔던 적이 있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통속적이고, 성찰의 도구보다는 단회적으로 보고 넘기는 오락물로 인식하던 시절이 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확실히 드라마를 보는 안목이 달라졌다. 드라마를 통해 아픈 시대의 한 대목을 읽고자 하는 열망이 본격화된 것이다. 최근의 드라마 역시 이런 시청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시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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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10.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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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젊은 연인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직장 동료끼리 주고받는 진실한 동료애에서 비롯한 사랑, 신혼부부의 사랑, 원숙한 황혼 부부의 사랑까지. 이러한 사랑 중에 단연 남녀 간의 사랑이 대표적인 것처럼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습관처럼 다루는 주제 역시 이 남녀 간의 사랑이다. 하지만, 그 사랑의 결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위에 언급한 사랑의 모든 모습이 알알이 맺힌 총합의 나타남이 남녀 간의 사랑으로 나타나기에, 그렇기에 우리는 그 사랑을 통해 울고 웃으며 감동하는지도 모른다. 총합의 나타남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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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08.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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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드라마를 감상할 때, 영화와 다른 지점을 요구하곤 한다. 피하고 싶은 문제와 마주하게 되는 모순과 갈등을 드라마를 통해서는 수월하게 피하고 싶은 욕구가 그렇다. 골치 아픈 문제와 굳이 대면하지 않으려는 방법의 하나로 영화보다 손쉬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드라마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티빙 등으로 대표되는 OTT 플랫폼의 출범으로 드라마는 손쉬운 선택지보다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영화 문법에서 주로 다뤄 온 우리 사회가 애써 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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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06.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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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드라마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우스갯소리 일 수도 있고, 푸념 섞인 비판의 표현일 수도 있는 그 명제는 오랜 드라마 역사에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계속해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인정을 강요해 온 게 사실이다. 물론 인정한다. 드라마 한 편 봤다 해서 우리가 속한 세상이 어떻게 되진 않는다. 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해서 드라마가 가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의 힘이 사라지는 건 아니며, 진실한 울림으로 인해 얻게 되는 파장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는 명제 또한 쉽게 부정되지 않을 것이다. 그 한 편의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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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04.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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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준공 당시 아시아 최대 아파트단지라는 명성을 뽐내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재건축이 결정되어 2017년부터 주민들 이주가 시작되었고 2020년 초에 철거가 마무리 되었다. 이번 호에 준비한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바로 이 아파트 단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재은 감독이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를 내놓은 게 2001년이다. 그 영화에서 조연이었던 고양이들은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이 되어 마음껏 스크린을 활보한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고양이들의 아파트》 사이에는 《말하는 건축가》, 《말하는 건축 시티:
드라마로 세상 읽기
류미례 푸른영상 독립영화감독
2022.04.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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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볼 때,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는 미덕이 있다. 바로 대사다. 영화 시나리오나 소설 장르 역시 대사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하지만, 영화나 소설은 전체 구성과 주제 의식, 문체의 조화 속에서 대사가 강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의 분위기다. 그에 반해 드라마는 대사의 힘 자체에서 작품성을 견인하는 때도 있다. 극 중 인물의 대사가 전체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드라마에서 더 큰 감동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한 편의 드라마를 시청할 때, 남는 건 결국 사람의 힘이다. 이야기에 녹아들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기도 한 캐릭터의 힘을 실감
드라마로 세상 읽기
주원규 작가·동서말씀교회 목사
2022.04.01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