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저소득층 사람들의 경제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최근 희년은행에 문의한 청년A는 영어 학원 강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당장의 소득이 반토막이 났다. 학원 강의가 중단되었고 하고 있던 과외도 줄줄이 취소되었다. 저축해 놓은 돈이 있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텐데 청년A의 경우 저축은 없고 오히려 부채가 많았다.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돌려 막으며 소득의 상당 부분을 부채 상환으로 쓰고 있었는데 최근 소득의 악화가 폭탄의 뇌관을 건드린 셈이다. 보통 이런 경우 대부분은 심각한 스트레스와 절망에 빠진다. 

카드회사의 독촉 전화와 계속되는 추심 문자는 마음을 더욱 위축시킨다. 조급하고 위축된 마음은 안 좋은 선택을 하도록 부추긴다. 신용카드에서 대부업체로, 대부업체에서 사채로 가는 수순이다. 당장 위기를 모면한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더 악화되고 스트레스는 더 가중된다. 이 과정을 더욱 강화시키는 중요한 배경은 바로 ‘고립’. 대부분의 부채 청년들이 고립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청년들의 1인 생활 문화가 번지는 상황에서 부채 문제는 더더욱 주변에 알리기 어려운 성격의 문제가 되어간다. 부채 문제를 자신의 치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나마 주변의 관계망에서도 나누기가 어렵다. 

희년은행에 문의해 준 청년A는 다행히도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관계가 있었고 그 관계를 통해 희년은행에 연결되었다. 희년은행은 부채로 신음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재무상담을 제공하고 무이자 저축으로 조성된 자본을 바탕으로 무이자 전환대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희년은행에 문의를 하게 되면 먼저 1차 재무상담을 실시한다. 1차 재무상담에서는 청년의 부채 규모, 현재 소득과 소비의 현금흐름, 부채문제의 맥락과 경위, 재무심리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부채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상당수의 청년들은 부채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사라지기에 그냥 덮어놓고 마는 것이다. 그러다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나중에는 더 큰 스트레스와 절망에 빠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1차 재무상담은 청년에게 문제에 직면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희년은행은 청년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모든 부채 문제가 해결가능하다는 믿음과 희망을 제시한다. 채무자의 심리적 상황을 배려하고 채무자의 지속 가능한 해결을 목표로 상담을 진행한다. 이러한 재무상담을 ‘채무자 우호적 상담’이라 부른다. 이 부분은 희년은행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신용카드로 돌려 막고 있는 상황이었던 청년A는 당장 소득이 줄어들어 카드할부금을 내지 못하고 전화가 빗발치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절망과 두려움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도 이 문제를 상의해 줄 것만 같은 목사님이 있었고 목사님을 통해 희년은행에 상담을 요청했다. 매번 부채 청년들의 문제를 들여다볼 때 마다 반복해서 확인하지만 청년A의 경우에도 절망과 두려움은 사실에 기초해 있지 않았다. 이 경우에도 총 부채 규모는 4천만 원에 육박하였지만 당장 절망에 빠져 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신용카드 부채를 제외하고 상당수가 햇살론 대출이었다. 햇살론은 정부 지원대출로 10% 미만의 저리 부채이다. 또한 청년A는 소득이 줄기는 했지만 소득회복 가능성이 큰 청년이었고 부채 연체기록마저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현금흐름이 깨져 당장 상환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큰 두려움에 휩싸였던 것이다. 1차 재무상담에서 현재 부채규모 및 상황에 대한 객관적 분석, 신용조회를 통한 객관적 부채상태 재확인, 희년은행 네트워크에서 지원 가능한 내용 확인 및 공유, 지속 가능한 회복의 비전 공유에 중점을 두었다. 상황에 대한 재인식을 하자 먼저 청년A는 목소리부터 밝아졌다. 청년A는  자살충동까지 느꼈었다고 고백한다.

희년은행은 재무상담을 통해 부채를 지닌 청년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한 후 희년은행 대안대출로 안내한다. 먼저 부채가 악화된 청년가운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청년은 최대 300만 원까지 무이자 전환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때 1차 재무상담 자료에 기반한 보고서를 통해 부채 상환 및 지속 가능한 회복의 가능성을 대출심사위원에서 심사한다. 특이사항은 무이자 대출이지만 100%로 ‘의무 저축’을 독려하는 부분이다. 부채 위기에 직면한 대다수의 청년은 저축의욕이 높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생활비 자체가 부족하니 저축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후순위가 된다. 그러나 그러한 습관은 목돈이 필요할 때 부채에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희년은행의 의무 저축은 청년들에게 목돈을 미리 마련하는 재무습관을 장려하는 목표를 가진다.

청년A는 희년은행의 고금리 전환대출 대상자는 아니었다. 일단 가장 심각한 카드 대출 역시 20% 이상의 고금리가 아니었고, 총 부채 규모가 4천만 원에 육박하는 다중채무자였다. 현금흐름 역시 최근 소득감소로 악화되어 있어 고금리 전환대출로 회복의 마중물을 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쉽게 말해 300만 원 무이자 전환대출을 진행한다 하여도 총 부채 4천만 원 가운데 지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상환까지 기대하기에는 소득 대비 상환 및 소비의 현금흐름이 깨져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으로 안내한다. 대안대출로 상황을 타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채무조정 가능성을 염두 해두고 다방면으로 회복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희년은행은 고위험 채무자, 다중 채무자를 돕기 위해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을 진행해 오고 있다.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은 희년은행 협력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인천 돈병원’ 서경준 원장이 맡고 있다. 서경준 원장은 희년은행 재무상담 자문위원장을 맡아 2차 전문가 채무조장 상담 뿐 아니라 희년은행 희년재무상담사 양성 훈련과 1차 재무상담의 멘토 역할을 한다. 서경준 원장은 다년간의 서민 채무자 우호 상담을 진행하며 부채문제에 있어 상담의 역할을 심화, 발전시켜 온 분이다.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에서는 정부지원 대출, 채무조정 가능성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한다. 내담자가 현재의 채무 위기 상황에서 타진할 수 있는 모든 해결책을 망라한다.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함께 채무조정 및 정부지원 대출을 선택할 시 장단점을 비교 평가할 수 있도록 1안, 2안, 3안 등의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고서를 통해 정리한다.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을 받은 청년A는 우선적으로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잇돌 대출과 프리워크아웃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그 외에도 개인워크아웃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다. 청년A는 무엇보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가능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단순한 심리적 안정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신의 부채문제를 분석하고 다양한 현실해법을 모색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사, 희년은행 재무상담사 등 자신의 지속가능한 회복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사람들의 조언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희년은행의 1차 재무상담은 모두에게 열어두고 있으나 2차 전문가 채무조정 상담은 희년은행 조합원 가입을 필수로 한다. 전문가 상담비는 20만 원인데 희년은행이 15만 원을 부담하고 본인이 5만 원을 부담한다. 비용을 최소화하되 본인의 부담금을 두는 이유는 부채문제에 있어서 자활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희년은행 1차, 2차 재무상담은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해결 가능성 모색과 함께 중점을 두는 부분은 내담자 본인이 상황을 재인식하고 자활의지를 가지고 부채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네트워크이다. 기존처럼 고립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희년은행에서 경험한 멘토와 상담사의 도움을 상시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해결의 전제조건이다. 희년은행이 조합원 가입을 필수로 하는 이유이다. 

현재 희년은행은 512명의 조합원에 무이자 저축 자본은 4억 5천여 만 원이 모였다. 부채 청년을 재무상담을 통해 돕고 다양한 대안대출을 통해 청년들의 현금흐름을 개선시키고 있다. 고금리 이자 낼 돈으로 저축해서 목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우리 중 큰 부자가 있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십시일반 만 원, 십만 원 매월 자신의 소득 일부를 희년은행에 저축하고 있다. 그 돈이 4년 간 4억 오천 만 원이 모였다. 재무상담을 받은 청년은 희년은행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적절한 재무상담을 받고 현금흐름이 개선되면 다양한 대안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거지원 대출,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출, 중금리 전환 대출, 기본조합원 대출 등 다양한 대안대출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신이 회복되어 저축을 하면 다른 청년에게 도움의 가능성을 흘려보낼 수도 있다. 

희년은행은 청년만을 위한 은행은 아니다. 이 땅에 희년정신을 실천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열려있다. 교회도 단체로 가입할 수 있다. 교회는 교회 내 성도에게 희년은행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이용하게 할 수 있다. 희년은행은 청년부채를 넘어 가계부채문제 해결의 실질적 회복의 네트워크를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희년은행을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가 바뀌고 얼굴색이 환해지며 삶이 나아지는 많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작은 희년의 실천이 이 땅의 회복 가능성을 더욱 키워가는 성장을 확인했다. 뜻과 지혜를 모으면 못할 것이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우리가 한 것이라고는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정성 다해 내어 놓은 것에 불과한데 많은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식탁이 마련되었다. 부채문제로 시름시름 죽어가는 이웃을 위해 한국교회가 발벗고 나서자. 청년에게 희망을 주고 지속해서 함께 사는 네트워크를 만들자. 희년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하자.  

 

‘희년은행’은 빚내는 청년들에게 희년을 선물하기 위해 2015년부터 청년부채탕감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청년들을 빚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무이자 저축운동과 고금리를 무이자로 전환하는 대안은행을 운영 중이다. 
희년은행 https://jubileetogeth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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